교사 최모(52)시는 지난 달 동료들과 등산을 다녀온 후 심한 허리 통증을 겪었다. 평소 등산을 즐기지 않는 최씨는 산행 직후 허리에 뻐근함을 느꼈지만, 동료들과 회식 자리를 늦게까지 갖느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자 심각성을 느낀 최씨는 그제야 병원을 찾았고, 허리디스크를 진단받았다. 김영수병원 김영수 원장은 "등산은 하체를 강화하고 심폐기능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인체기능 전반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하지만 잘못된 등산 습관으로 신체 일부에 지속적으로 무리를 줄 경우 허리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등산 시 자세 신경써야
등산을 할 때는 특히 자세에 신경써야 한다. 우선 산을 오를 때는 상체를 앞으로 구부려 몸의 중심이 허리나 무릎에 무리하게 실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걸음을 내디딜 때는 발뒤꿈치가 땅에 먼저 닿도록 하는 것이 좋다. 들어올린 발의 발끝과 무릎, 가슴의 중앙이 수직방향으로 일직선이 되도록 몸의 자세를 이동한다. 산을 내려올 때는 무릎이 구부러지지 않게 끌어당겨 굽히고, 인체 중심이 앞뒤로 쏠리지 않게 한다. 발부리부터 땅에 닿도록 신경쓰는 것도 중요하다.
◇심한 경우 대소변 기능과 성기능에 장애 생겨
등산 후 가벼운 통증이 일시적으로 생기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통증 양상에 따라 디스크 질환을 예고하는 징후일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국민의 디스크 발병률은 연간 200만 명 가까이 치료를 받으며 매년 늘고있어 특히 주의해야 한다. 뼈와 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고 동작을 자연스럽게 하는 디스크는 노화나 외부충격, 자세 불균형 등으로 튀어나오거나 터져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 디스크 내의 수핵이 섬유륜을 찢고 밀려 나오면 척추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동반하는데, 손상의 정도에 따라 통증이 심화될 수 있으며 증상의 범위도 허리 주변에서부터 하체 전반에까지 넓어 경우에 따라 대소변 기능 장애, 성기능 장애, 하지 마비 등이 생길 수 있다.
◇비수술 치료법 다양하지만 조기에 발견해야 효과적
디스크 진단은 방사선검사, MRI 검사 등으로 진행된다. 초기에는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증상을 완화하며 디스크의 원인을 해소해나가는 방법을 병행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을 방치해 증세가 악화되면 디스크를 절제하거나 장치를 이용해 척추를 고정하는 방법 등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최근에는 신경성형술, 고주파열 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법도 가능해졌지만, 증세에 따라 적용 범위가 달라지므로 가급적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김영수 병원장은 "등산은 건강한 취미생활이 될 수 있으므로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잘 하고, 장비를 제대로 갖춰 척춰 척추 부담을 줄여야 한다"며 "아울러 표면이 고르지 않은 길을 걸을 때도 주의를 기울여 발목을 삐끗하는 사고도 함께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