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 협착증 환자가 늘고 있다. 척추관 협착증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 수가 2008년 64만명에서 2012년 114만명으로 연평균 15.6%씩 증가했다. 특히 50세 이상 여성 환자가 68만여 명으로, 전체 여성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많다.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병이다. 노화, 잘못된 자세, 외상(外傷) 등에 의해 생기는 허리 디스크와 달리, 척추관 협착증은 나이가 들면서 척추 뼈가 튀어 나오거나, 주변 인대가 두꺼워지는 게 주요 원인이다.
김영수병원 척추센터 임대철 소장은 "허리를 곧게 펼 때, 계단을 내려갈 때 다리가 저리다면 허리 디스크가 아닌 척추관 협착증을 의심해야 한다"며 "경추(목뼈)와 요추(허리뼈) 중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에 따라 증상이 약간씩 달라지므로, 초기에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척추관 협착증은 어떤 증상을 유발하는지, 어떻게 치료하는지 알아본다.
◇경추 문제면 팔, 요추 안 좋으면 다리에 통증
척추관 협착증은 병이 생긴 부위에 따라 증상이 조금씩 다르다. 경추에 문제가 있으면 목, 어깨, 팔에 통증이 생긴다. 두 팔의 운동 능력 및 감각 기능이 서서히 떨어지다가 통증이 심하게 나타난다. 목 부위에 있는 척추관은 다리와 이어지기 때문에, 병을 방치하면 나중에는 다리 감각까지 둔해져 걷기가 힘들어진다.
요추에 있는 척추관이 협착되면 허리보다는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에 통증이 생긴다. 허리를 펴면 통증이 심하고, 굽히면 통증이 사라지는 특징이 있다. 조금만 오래 걸어도 통증이 심하게 느껴지는데, 병이 진행될수록 통증 없이 걸을 수 있는 거리가 짧아진다. 김영수병원의 김영수 병원장은 "엑스레이로는 발병 위치를 정확히 알아내기 어렵고, 자기공명영상 검사를 받아야만 문제가 생긴 부위 및 병의 정도를 제대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척추관 협착증의 80%는 비수술 치료로 증상을 낫게 할 수 있다. 김영수병원의 김영수(오른쪽) 병원장과 척추센터 임대철 소장이 척추관 협착증 환자의 검사 사진을 보며 치료법을 논의하고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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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80%는 비수술 치료로 증상 호전
척추관 협착증은 어떻게 치료할까? 김영수 병원장은 "초기라면 보존적인 요법인 주사치료, 도수치료, 운동치료, 물리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며 "만약 치료가 늦어져 보존적 치료로 통증이 완화되지 않으면 비수술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척추관 협착증 환자의 80%는 비수술 치료만 받아도 증상이 호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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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막외 신경성형술=협착증이 있는 신경 부위에 약물을 주입해 수술 없이 허리 통증을 치료하는 시술이다. 척추 꼬리뼈 부분을 국소 마취한 후, 지름 1.7㎜의 얇은 관을 삽입해 통증 원인 부위를 정확히 찾아 약물을 주입한다. 고혈압, 심장질환, 당뇨병 환자 및 고령 환자들도 받을 수 있으며, 정상 조직의 손상이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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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확장술=협착된 부위에 풍선이 내장된 카테터를 넣어 풍선을 부풀린 뒤 그 부위에 약물을 주입하는 시술이다. 협착 부위에 물리적으로 공간을 만들기 때문에 신경이 압박받는 것을 해결하면서 혈류장애를 근본적으로 완화시킬 수 있다. 국소 마취를 하고, 시술 시간이 30분 내외로 짧아서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고위험 환자에게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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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추관 확대 성형술=노화 때문에 경추의 신경관이 좁아지거나, 여러 뼈 마디에 돌기가 돋아나면 신경이 눌려 통증이 생긴다. 이때는 경추관 확대 성형술을 받아야 한다. 경추 뚜껑뼈의 한 쪽을 연 뒤, 금속 받침대를 끼워서 신경관을 넓게 고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통증뿐 아니라 마비 증세까지 완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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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척추 고정술=신경을 누르는 척추를 척추 고정 기기로 고정시키는 시술도 있다. 단단한 나사못을 박는 게 아니라 탄력 있는 '메모리 루프'로 척추를 고정하기 때문에, 시술 후 뼈가 변성될 우려가 없고 수술이 간편하다. 도입한 지 10년이 지났는데, 합병증 사례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령 환자는 척추가 약해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시술을 받으면 부담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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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법은 환자 상태를 고려해 선택
김영수 병원장은 세계척추학회 상임이사이자 대한척추신경외과 명예회장이다. 대한척추신경학회·대한신경손상학회에서 매년 'Lami 김영수 학술상'을 시상할 정도로 척추질환 명의로 꼽힌다. 이 상은 국내외 저명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 중 우수 논문을 선정해서 주는 상이다. 척추센터의 임대철 소장 역시 척추 치료 권위자다. 1993년부터 고난도 최소 침습 척추수술, 난치성 척추질환 치료 등 풍부한 임상 경험을 쌓은 전문가다. 연구 및 논문 발표, 학회 활동 등을 활발히 해왔다.
한편, 김영수병원은 진단·검사·치료 '원스톱 케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치료법을 선택할 때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통증의 원인을 없애는 치료를 중시한다. 환자 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비수술 치료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영어를 구사하는 척추 전문 의료진이 직접 시술하거나 전문 통역사를 두고 있으며, 공항 픽업을 하는 등 외국 환자의 편의를 위한 시스템도 구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