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이모(34)씨는 최근 운영하고 있는 가게 문을 열기 어려울 정도로 심한 허리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제대 이후 줄곧 겪었던 이씨의 허리 통증은 이따금 응급실 방문이 필요할 정도로 심했다. 지난 주 단풍나들이를 갔다온 후 진통제로도 통증이 낫지 않았다. 김영수병원 임대철 소장은 “평소 운동을 하지 않다가 강도 높은 야외활동을 하게 되면 관절이나 허리에 무리를 주어 가라앉았던 요통이 심화될 수 있다”며 “모든 척추질환은 허리 통증에서부터 발현되기 때문에 가벼운 요통이라도 장기간 지속됐다면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허리 통증, 잘못된 자세 탓
허리 통증으로 인해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허리디스크 환자수가 지난 2010년 172만명에서 2014년에는 208만명으로 급격히 늘었다. 연평균 증가율로 따져도 해마다 4.7%가 증가한 셈이다. 이처럼 급격한 허리 통증 증가의 원인은 다양하나, 그 중에서도 현대인의 잘못된 자세와 습관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허리는 똑바로 선 자세일 때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현대인은 장시간 근로나 학습 등의 이유로 바르지 않은 자세를 취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허리에 무리를 줘 허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한다. 특히 한쪽 다리에만 의지해 몸이 기울어지게 서 있거나, 벽이나 손을 짚을 수 있는 구조물에 기대 서면 허리 한쪽에 체중이 몰려 허리 통증이 발생한다. 다리를 꼬아 서거나, 배에 힘을 빼고 골반을 앞으로 쭉 내밀어 관절과 인대로만 버티고 서는 동작 역시 좋지 않다. 이 같은 자세는 하나 같이 척추와 관절에 무리를 줘 허리 통증을 유발한다.
허리 통증이 심하면 똑바로 서는 것조차 어려울 수 있다. 허리디스크의 경우 허리 통증 및 발과 다리의 방사통 등이 일어나는데 통증이 심해 걷기 힘든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척추뼈 마디에서 밀려 나온 디스크 조직이 주위의 신경근을 압박해 다리의 저림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때는 밀려나온 조직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마비증세까지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햐다.
◇심하면 비수술적 요법 고려
허리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서거나 앉을 때의 자세를 바르게 하고, 무리하게 무거운 물건을 들지 않으며, 스트레칭이나 근력 강화운동을 통해 근육의 피로를 풀고 척추를 안정시켜야 한다. 지속적으로 허리통증이 나타나온 경우에는 그 증세가 초기일 때에는 도수치료를 통해 통증을 해결할 수 있다. 단순히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통증원인을 치료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회에 걸쳐 치료를 해 나가며 증상을 개선해나가는 것이 좋다.
도수치료와 같은 보존적치료로도 증상 완화가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발전돼 있다면, 경막외 신경성형술 등 비수술적 요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 디스크 치료 방법 중 하나인 경막외 신경성형술은 디스크나 협착증이 있는 신경 부위에 약물을 주입함으로써 수술 없이 허리통증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척추 꼬리뼈 부분을 국소 마취한 후, 지름 1.7mm의 특수 카테터를 삽입해 통증의 원인 부위에 약물을 주입하게 된다.
임대철 소장은 “비수술적요법인 경막외 신경성형술은 국소 마취 하에 진행되므로 고혈압, 심장질환, 당뇨병 환자 및 고령 환자들도 안전하게 시술이 가능하다”며 “절개 없이 얇은 관을 삽입해 치료하기 때문에, 정상조직의 손상이나 흉터, 상처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임 소장은 이어 “초기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가장 중요하지만, 이미 증상이 상당히 발전했더라도 치료를 포기하지 말고 정도에 따른 적절한 치료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